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높은 풀 속에서 (2019) 줄거리, 평점, 감독 정보 총정리

by cozyblacktea 2025. 6. 19.
반응형

실종된 소년을 찾기 위해 들어간 풀숲, 돌아올 수 없는 미로가 되다

높은 풀 속에서 (2019)

형제를 따라 들어간 풀숲, 이상한 시간의 굴레가 시작된다. 스티븐 킹 원작의 기묘하고 소름 돋는 미스터리 스릴러.

1. 영화 줄거리: 끝없는 풀숲에 갇힌 이들의 반복되는 악몽

영화의 시작은 한 임신부 벡키와 그녀의 오빠 칼이 자동차를 타고 도심 외곽을 지나가던 중, 도로 옆 높은 풀숲 속에서 들려오는 어린 소년의 구조 요청 소리를 듣고 차를 멈추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선의에서 비롯된 구조 시도였지만, 둘은 곧 풀숲 안에 들어서자마자 서로를 잃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됩니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풀들이 이들을 가둬놓고 조종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현실과 시간의 경계는 서서히 무너져갑니다. 이들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반복된 시간의 루프에 갇혀, 과거와 미래, 심지어는 죽음조차 중첩된 채 자신들의 선택을 되풀이하게 됩니다. 이 안에는 이미 오랜 시간 갇혀 있던 토빈이라는 소년과 그의 가족도 있으며, 특히 토빈의 아버지 로스는 풀밭 속 고대 바위에 집착하며 점차 광기에 사로잡힌 존재로 변해갑니다. 이 바위는 풀밭의 중심에서 신비롭고 사악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만지는 순간 모든 시간과 사건을 인식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그 사람을 제어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영화는 단순한 구조극이 아니라 ‘선택’, ‘책임’, ‘운명’을 반복적으로 되짚으며, 각 인물이 풀숲 안에서 얼마나 잔혹한 대가를 치르는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에서 발생하는 사건들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스티븐 킹 특유의 초자연적 심리공포가 담긴 작품으로, 줄거리만으로도 꽤 강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2. 영화 평점: 복잡한 구조로 호불호 갈리는 스릴러

‘높은 풀 속에서’는 2019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 이후, 평론가들과 관객들 사이에서 다소 엇갈린 반응을 받았습니다. IMDb에서는 5.4점, Rotten Tomatoes에서는 평론가 평점 36%라는 다소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관객 사이에서도 ‘복잡하고 답답하다’는 의견과 ‘신선한 구조와 공포의 결합이 인상적이다’는 평가가 팽팽히 맞섭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일반적인 공포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혈이 낭자하거나 갑작스러운 점프 스케어로 놀라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 루프와 공간 왜곡 속에 갇힌 인물들의 불안과 절망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공포감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철저히 관객의 상상력과 인내심에 의존하기 때문에,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영화일 수 있지만, 단순한 서사와 해석 가능한 마무리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결말은 명확한 해답을 주기보다는 암시적이고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어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러한 서사적 실험성은 스티븐 킹 원작 영화들이 종종 보여주는 특징이기도 하며, 호불호를 극단적으로 나누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일반 대중보다는, 상징과 구조적 장치를 중심으로 서사를 읽어내는 관객에게 더 적합한 영화로 평가됩니다. 공포보다는 복잡한 퍼즐을 푸는 듯한 미스터리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3. 감독 정보: ‘큐브’의 빈센조 나탈리, 한정된 공간에서 심리를 건드리다

‘높은 풀 속에서’를 연출한 감독은 캐나다 출신의 빈센조 나탈리(Vincenzo Natali)입니다. 그는 1997년 영화계에 충격을 안겨준 폐쇄 공간 스릴러 「큐브 (Cube)」로 데뷔해, 이후 「사이퍼 (Cypher)」, 「스플라이스 (Splice)」 등 장르적 실험이 강한 SF/스릴러 작품으로 꾸준한 팬층을 확보해 왔습니다. 특히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압박감을 극대화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이번 ‘높은 풀 속에서’ 역시 그러한 연출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된 작품입니다. 그는 실제 풀숲이라는 넓고 열린 자연 공간을 오히려 인물들을 옥죄는 고립된 미로처럼 연출해, 공포의 장소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마치 자연 자체가 주인공을 시험하고 통제하는 듯한 연출은, 공포를 시각적 자극이 아닌 심리적 혼란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출연진 중에는 공포 장르에서 잦은 활약을 보인 패트릭 윌슨(Patrick Wilson)이 로스 역을 맡아, 평범한 아버지에서 광기로 변하는 인물을 실감 나게 표현합니다. 이 외에도 릴라 드 올리베이라(Laysla De Oliveira), 에이버리 휘트드(Avery Whitted), 해리슨 길버트슨(Harrison Gilbertson) 등이 출연하여,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도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빈센조 나탈리 감독은 이 작품에서 원작의 문학적 구조와 공포적 상징을 스크린에 맞춰 해체하고 재구성했으며, 특히 ‘풀숲’이라는 단조로운 배경만으로도 관객의 심리를 휘어잡는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이 작품은 그의 독특한 영화 세계관이 농축된 결과물로, 공포영화계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