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요리로 이어지는 사랑, 영화 ‘논나’ 리뷰

논나 줄거리 요약
영화 <논나>는 삶의 상실과 회복, 그리고 가족의 온기를 음식으로 연결하는 아주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조 스카라벨라(빈스 본 분)는 깊은 슬픔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할머니를 거의 동시에 잃은 그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무너진 상태였고, 삶에 대한 방향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침묵의 시간 속에 자신을 가둡니다. 하지만 그는 그 슬픔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과의 기억을 붙잡고, 이탈리아 전통 요리를 통해 그들을 다시 삶 속에 불러오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논나’—이탈리아 할머니들이 주방을 지휘하는 특별한 레스토랑입니다. 조는 지역 사회에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이탈리아 할머니들을 초대하여 레스토랑을 열고, 그들이 가진 오래된 레시피를 전면에 내세워 손님들에게 진정한 ‘엄마의 맛’을 선사합니다. 이들의 손맛은 단순히 미각을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손님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정서를 전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레스토랑은 곧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세대 간의 단절을 치유하고,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이 섞이는 따뜻한 공동체 공간으로 발전합니다. 조는 주방이라는 낯선 공간 안에서 점점 자신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가족의 유산을 이어가는 동시에, 자신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간다는 것을 느낍니다. 영화는 이렇게 상실에서 출발한 개인의 여정이 어떻게 공동체의 회복과 연결로 이어지는지를 감동적으로 풀어냅니다. 특히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감정과 기억이 전달되는 방식을 유려하게 그려내며, 관객에게도 ‘나의 논나’ 혹은 ‘우리의 식탁’에 대한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이야기는 절정 없이 잔잔하지만, 그 속에 흐르는 따뜻함과 진심은 오히려 더욱 깊은 여운으로 남습니다.
논나 국내외 평점과 관객 반응
<논나>는 넷플릭스 공개 직후부터 미국과 유럽 관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북미와 유럽에서 강한 공감을 얻었으며, ‘진정한 가족 영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88%, 관객 점수 92%를 기록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IMDb 역시 7.6점이라는 안정적인 평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비록 개봉관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되며 중장년층과 요리 프로그램 애청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관객들은 “그냥 밥이 아니라 마음을 채워주는 영화”, “할머니가 만들어준 수제 미트볼이 그리워지는 작품”이라는 감상평을 남기며, 영화가 주는 잔잔한 정서에 감동받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더불어 빈스 본의 연기에 대한 재발견도 영화의 주요 화제 중 하나였습니다. 이전까지 주로 코미디나 거친 이미지의 캐릭터를 소화해오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상실감에 무너진 채 서서히 다시 일어나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배우로서의 폭을 넓혔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수잔 서랜든의 연기는 따뜻한 포옹처럼 다가왔고, 실제로도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는 ‘사라진 어머니의 존재를 이끄는 그림자’ 같은 상징으로서, 이야기의 정서적 중심을 견고하게 다졌습니다. 특히 관객들은 레스토랑 내부에서 펼쳐지는 요리 장면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힐링 그 자체’라 표현했고, 음식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더불어 실제 이탈리아 할머니들이 일부 배역으로 참여했다는 점은 영화에 더욱 진정성을 부여했고, 그들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대사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영화는 그 어떤 과장된 갈등이나 억지 감동 없이, 관객의 감정 깊숙한 곳을 조용히 두드리며, 일상의 소중함과 관계의 따뜻함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논나 감독 정보 및 연출 분석
영화 <논나>는 <월플라워>, <원더> 등을 연출한 스티븐 슈보스키 감독의 작품으로, 그가 가장 잘하는 방식—따뜻한 시선으로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는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영화입니다. 슈보스키 감독은 ‘상실’과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게 다루면서도, 감정의 리듬을 정확히 조율하는 연출로 관객을 끝까지 끌고 갑니다. <논나>는 그의 필모그래피 안에서도 특히 정제된 감정과 생생한 인물군, 그리고 서정적인 공간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더욱 감동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극적 장치를 과하게 사용하기보다는, 인물 간의 대화와 눈빛, 그리고 음식이 주는 상징에 더 많은 힘을 실었습니다. 그의 카메라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할머니들의 손끝을 오래 비추며, 삶이 고스란히 담긴 동작 하나하나를 따뜻하게 포착합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논나>가 단순한 요리 영화가 아니라, 기억과 정서를 이어주는 감정의 ‘식탁’임을 강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슈보스키 감독은 ‘요리는 사랑의 형태이며, 손맛은 기억의 언어’라고 말하듯, 이번 작품을 통해 음식을 통한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실제 이탈리아계 할머니들을 캐스팅하여 영화에 다큐멘터리적 질감을 부여한 결정은, 배우들의 연기와는 또 다른 진정성을 더하며, 감독의 연출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그는 이 영화를 단순한 가족 영화로 국한시키지 않고, 세대와 문화를 넘어선 감정의 공유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감독 자신의 세계관을 더욱 명확히 하고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슈보스키라는 이름이 지닌 감정의 깊이와 감각을 다시 한 번 관객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